근황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같이 생활하는 사람들이 회사 사람들이고 머릴 가득 채우고 있는 게 일이다 보니 딱히 들어와서 남길 말도 없었습니다만, 아무래도 일반인들과 같이 지내다보면 아쉬운 점이 있네요.



옮긴 팀에서도 이제 익숙해져서 늘 하는 헛소리 개그도 하고 여럿 웃기기도 하며 지내고 있었습니다. 한번씩 주위 사람들에게 츳코미 넣기도 했었는데, 맙소사 주위 사람들은 모두 그게 화낸 줄 알았다시는군요.



일반인과의 간극은 넓고도 깊구나 싶으면서도 그렇게 자주 화내는(것처럼 보이는 츳코미를 하는) 사람과 잘도 지내줬구나 이 얼마나 너그러운 사람들인가 싶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그나저나 아이폰으로 이글루 포스팅하기 힘들군요.

by 류온 | 2010/04/13 00:07 | 중얼중얼 | 트랙백 | 덧글(1)

오래간만에 카우보이 비밥 재감상에 의한 연상 잡담

카우보이 비밥은 아직도 보면 재밌긴 한데, 역시 기분이 꿀꿀해지는 애니다. 2005년에도 그런 이야기를 들었는데, 혼자 차분히 감상해보니 확실히 그렇다. 화면 오른쪽 아래에 1998 Sunrise 라고 쓰여있는 걸 보면 98년 애니니까 12년이나 지난 애니같은데 과연 명작은 명작이다. 나는 왜 쏘왓 할때 칸노 요코 곡을 Tank! 밖에 몰랐을꼬. 그때 좀더 애니를 자세히 봤다면 훨씬 창작욕에 불타올랐을 텐데.

항상 카우보이 비밥은 괜찮은 사람들과 같이 봤던 것 같다. 처음에는 고등학교 때의 바보 친구들이랑, 두번째는 동연의 막나가는 학생위원들과 세번째는 원룸에서 혼자 맥주를 까면서인가. 명작이란 것은 볼 때마다 새로운게 보이는 모양인데 올해 들어서만 몇번째로 명작의 가치를 다시 깨닫게 된다.

별로 복잡한 감상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아니고, 그럴 능력도 되지 않는다. 내가 원하는 건 '우와 x발 이건 X나 명작이야.' 정도의 감상과 동의해줄 수 있는 사람인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사람 사귐에 소홀했다던가 삶에 바쁘다보니 정신이 없었다던가는 핑계일 뿐이고 그냥 게으른 것이다. 이 밤에 맥주 먹으면서 비밥을 보고는 뭔가 이야기하고 싶어서 메신저 친구목록을 훑어보고 전화번호부를 들여다봐도 연락할 만한 사람이 보이질 않는다. 시간이 늦어서 연락하면 자는 거 깨울 것 같고, 너무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아서 뜬금없이 연락하기도 어렵고, 이 이야기는 취향이 아닐 것 같고, 지은 죄가 있으니 연락할 수가 없고.

거의 8년 전쯤 J군이 메신저로 토로하던 외로움을 난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옆에 룸메이트가 멀쩡하게 깨어 있는데 왜 외로워? 룸메이트가 대화하던 상대를 빼앗아 외로워 우울해 꿀꿀해를 남발하다가 결국은 생전 처음 대화해보는 사람과 더 이야기하기 위해서 뛰쳐나갈 수 밖에 없게 만드는 그 감정은 뭐야? 이해할 수 없어. 내가 전혀 이애할 수 없는 그 감정은 대체 뭐야? 왜 그러는거야? 당시에는 이 정도의 의문도 가질 수 없었다. 감정적으로 어렸다고 해야하나. 그땐 그저 이상한 녀석 정도의 생각이었지. 그걸 받아준, 지금은 유학간 선배도 세트로.

지금 한밤에 느끼는 감정이 그때 그 친구가 느꼈던 것과 닮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보면 그런 것 같기도 하고 괜한 생각을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나야 대학때부터 만난 수많은 사람들에게 끊임없이 열등감을 느낀 나머지 이제와서는 웬만한 거에는 불타오르지도 않고 경쟁도 피해버리고, 적당히 내가 잘난 척 할 수 있는 정도의 위치에 머물러 있으려는 소시민이지만, 그래도 지금 생각을 가지고 그 때의 그 친구와 한번 이야기하고 싶다. 지금이라면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외롭냐? 뭔지 알 것 같다. 어차피 그 친구야 나이와는 관계없이 날아다니던 친구니까 자기보다 8년 쯤 나이많은 풋내기 정도랑은 맞먹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

뭐, 라고 해도, 그친구와는 비밥 이야기는 통하지 않겠지. 역시 이쪽 화제라면 S형이다. 지금이라면 Tank! 말고도 할 이야기가 많겠지. 한 편가지고 밤새도록 떠들 수도 있을 것 같다. 


라고 적다가 중단.

술먹고 끄적이는 잡담을 쓰는데 오래 걸려서 쓰다가 술이 깨버리면 쓸 의욕은 커녕 조금 민망하기까지 해서 도저히 계속할 수가 없지. 뭔 소리를 쓰려고 했더라...

by 류온 | 2010/01/31 05:40 | AnotHerLifE | 트랙백 | 덧글(3)

스킵비트 8화 양성소의 플로라역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

로미님의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은 애니라는 평을 듣고 감상을 시작했다. 초반부에는 코믹스만큼의 임팩트가 없다는 느낌을 받으면서 반쯤은 의무감으로 보고 있었는데, 점점 재미있어지더니 러브미부 등장 즈음부터는 눈을 뗄 수가 없었고, 8화부터는 감상을 메모하면서 보고 있었다.

결국 현재 나온 11화까지 모두 감상 완료. 재미있었다. 이제 다음 편 방영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여하튼 중간에 떠오른 양성소의 플로라역 아가씨에 대한 이야기.


<- 이 아가씨다.(참고로 대사는 이 아가씨의 대사가 아니다.)


코믹스를 읽을 때는 그저 심술궂은 아가씨가 괴롭히고 있는 것처럼 느꼈지만, 여러 번 감상하게 되었기 때문인지, 성우의 연기 덕인지 이 아가씨 입장이라면 충분히 발끈할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쿄코의 말을 단순한 험담이나 잘난 척으로 들었다면 모를까 바로 '네가 해보라' 고 나온 것은 이 아가씨도 나름 대본을 이상하다고는 생각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모든 사람이 착한 사람이고 나쁜 아이가 주위의 착한 사람의 설득에 감화되어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착한 이야기는 나자신부터 낯간지러워서 납득되지 않기도 할 뿐더러 작가 역시 동화같은 이야기에는 착한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현실은그렇지 않다... 라는 주의(로 보인다.)니까 이 양성소의 아가씨도 대본에는 의문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


<-  왠지 이런 이야기는 낮간지러운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아가씨는 자신이 납득할 수 없는 플로라가 되어 발표회에서 연기해야 하는 입장. 플로라가 동생을 미워했을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을 하더라도 연극은 "그 언니로부터 자신이 아버지에게 미움받지 않고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 계기를 받지 않으면 안돼"는 스토리니까 어쩔수 없이 자신의 의문을 누르고 연습하고, 연기해야했다. 자신이 의심을 가져서 플로라가 엔젤에게 계기를 주지 못한다면 이야기 자체가 성립되지 않으니까. 이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서 불평하게 되면 단순한 대안없는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 역에 책임을 져야 하는 이 아가씨는 납득하지 못하는 역을 연기해야 한다 데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운이 좋아서 사장의 눈에 띄어 기획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게 되)는, 하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보의 말에 폭발한 것이다.


<- “(그렇게 간단한 문제처럼 보이면) 니가 해봐랏!” 하는 느낌이 아니었을까


아마 9화에서 카나에가 소리친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 카나에씨 츤츤대고 계신다.




by 류온 | 2008/12/21 15:17 | AnotHerLifE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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